직원 수가 점점 늘어나 매달 내야 하는 4대 보험료도 점점 불어 꽤 많아졌다. 환자 수가 평소보다 적은 달에는 보험료 내기가 적잖이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직원들 급여액을 실제보다 적게 신고하면 세금과 4대 보험 부담을 줄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병원 매출이 거의 다 노출되는 상황에서 인건비를 줄여 신고하는 게 득이 될까? 작은 이익을 취하려다 오히려 큰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닐까?
과거에는 병의원들이 비보험 부분의 매출을 신고하지 않는 방법으로 병원 매출을 줄이는 일이 종종 있었다. 매출을 줄인 상태에서 직원 인건비를 100% 신고하면 인건비의 비중이 너무 높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병의원은 주요경비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적당한 수준으로 조절하고 4대 보험료도 아끼기 위해 직원 인건비를 낮춰서 신고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신용카드 사용 증가, 10만원 이상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의료비 연말정산 소득공제 등의 제도가 시행되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비보험 병의원의 경우라도 거의 모든 매출액이 노출돼 인건비를 낮춰 신고하기도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손해를 보기 쉽다.
보험 병과도 매출액이 100% 신고되기 때문에 오히려 경비가 모자라는 상황이므로 인건비를 줄여 신고하는 병의원은 거의 없다.
간혹 페이 닥터를 고용한 병원이 높은 급여에 비례해서 납부해야 하는 4대 보험료 부담을 덜어보려고 급여액을 줄여서 신고하기도 했으나 이것도 옛날 얘기다. 매출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전체적으로 경비가 모자라기 때문에 페이 닥터의 급여를 줄여서 신고하면 오히려 손해다.
즉, 인건비를 줄여서 신고하면 매월 납부하는 4대 보험료는 감소하지만 5월에 납부해야 하는 대표 원장의 종합소득세는 증가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만, 페이 닥터의 세전 연봉이 1억 7천만 원을 초과하는 급여는 대표 원장의 종합소득세 절세효과가 없어지므로, 신고 가능한 페이 닥터의 절감 연봉 한도는 세전 연봉 1억 7천만 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월 100만원의 인건비를 신고한다고 가정할 때 원장이 4대 보험을 직원 부담분까지 100% 부담한다면 인건비 대비 16% 내외의 4대 보험료가 발생한다. 하지만 종합소득세는 인건비 대비 38.5% 정도 감소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실제대로 신고하는 것이 전체 세금 면에서 20% 내외 유리하다.
4대 보험료를 규정대로 부담하는 경우 그 차이는 30% 정도가 된다. 물론 개원 연차 수가 얼마 되지 않는 경우(소득금액이 최고 세율 구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부담이 비슷할 수도 있다.
또한 인건비를 줄여서 신고했는데 만약 직원이 산전후 휴가를 신청하거나 해고되어서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해당 직원의 통상임금이 줄어들게 되어서 직원과 분쟁할 소지가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