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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테크가이드
 

             




연로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이상속 씨는 훗날에 있을 상속에 미리 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버지 명의로 된 상가 건물이 있는데, 현재 평가액이 10억 원 정도이다. 이 건물 근처에 지하철역이 생길 예정이어서 앞으로 평가액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 건물 외의 다른 상속재산은 20억 원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대로 두면  상속받을 때 내야 할 상속세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더군다나 어머니와 형제도 있기 때문에 본인이 모두 상속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러나 사전에 증여를 받게 되면 상속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담을 받기 위해 세무사를 찾아갔는데….


“상속이 발생하기 전에 사전에 증여를 받는 것이 유리한가, 아니면 재산을 그대로 두었다가 상속받는 것이 유리한가?” 이는 상속과 관련된 상담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다.


대부분의 납세자들은 사전에 증여를 받으면 세금을 절세할 수 있다고 막연하게 알고 있다. 그런데 사전증여가 상속세 면에서 유리하다는 생각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그 이유를 이상속 씨의 사례로 설명하겠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상속재산에 다음과 같은 사전증여재산가액이 포함되기 때문에 사전증여 때문에 상속세가 더 나올 수 있다.


①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
②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재산가액









그렇다면 사전에 증여받은 재산을 왜 상속재산에 합산할까? 그것은 피상속인의 사망을 예상하고 사전증여를 함으로써 상속세를 회피하려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증여세와 상속세의 형평을 유지하는 효과도 있다. 달리 생각하면, 상속인이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 이전에 증여받은 재산과 상속인이 아닌 자가 5년 이전에 증여받은 재산은 상속재산에 합산하지 않는다. 사전증여를 통해 증여세는 내야 하지만 상속세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상속이 발생할 것을 10년 전에 예상하고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은 매우 어렵고 추상적인 일이다. 그렇지만 상속인이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 이전, 또는 상속인 외의 자가 5년 이전에 증여받은 재산은 상속세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만일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10년 이내에 상속이 예상된다면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했을 때는 어차피 상속재산에 합산되므로 차라리 며느리나 사위에게 증여함으로써 상속세를 절감하는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며느리나 사위는 상속인 외의 자이기 때문에 증여한 후 5년이 경과하면 상속재산에 합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전증여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상속재산에 합산하는 증여재산가액은 증여한 당시의 가액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 사례에서 현재 보유한 상가 건물의 평가액이 10억 원이고 평가액이 앞으로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가정하여 5년 후에는 15억 원이라고 해보자.


현재 10억 원에 대하여 아들인 이상속 씨에게 증여를 하고 5년 후에 상속이 발생하여 상속재산에  가산하게 된다면(10년 이내 합산되므로)상속재산에 합산되는 부동산 평가가액은 10억 원이 될까? 아니면 15억 원이 될까? 정답은 10억 원이다.


사전증여를 받지 않고, 바로 상속받는다면 상가 부동산 평가액은 15억 원이지만, 5년 전에 10억 원으로 증여세를 납부한 증여재산을 상속재산에 합산하기 때문에 5억 원만큼 상속재산이 줄어들 수 있다. 즉 10년 이내의 사전증여이기 때문에 사전증여재산이 상속재산에 합산은 되지만 사전증여 당시 평가액으로 합산되기 때문에 1억 8천만 원의 절세효과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부동산가액이 하락한다면 사전증여의 효과는 없다. 현재의 상가 부동산 평가액이 10억 원이지만 세계적인 경제위기 또는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5년 후에는 상가 부동산의 평가액이 5억 원으로 떨어졌다고 가정해보자. 5년 후에 상속이 발생한다면 그  당시  시가  평가액인 5억 원으로 상속세를 계산하게 되므로 이 경우 미리 10억 원으로 계산하여 증여세를 선납한 것이 억울한 사례가 될 수 있다. 미래의 일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자산운용에 있어서 어떤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전문가들의  경기분석 등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